에이로우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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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중요한 부분이니 조금만 기다려라."

"...그 얘기 3시간 전에도 했는데?"

 

에이스가 짜증스런 말을 내뱉으며 인상을 찌푸린다. 주근깨가 가득한 볼을 부풀리자 그에 따라 도톰한 입술이 삐죽 튀어나오고, 반듯한 턱엔 호두가 열린다. 제보다 키가 더 크지만, 덩치는 더 작은 로우를 끌어안으며 에이스가 어린아이처럼 징징댄다. 하지만 그에 로우는 눈썹 하나 까닥이지 않고 덤덤하게 종잇장을 넘길 뿐이었다. 

 

'분명 방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날이 밝았었는데.'

 

에이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로우의 어깨에 제 턱을 얹곤, 벌써 어둠이 내려앉은 창가를 바라보았다. 벌써 어둑어둑해지며 별이 하늘을 밝히고 있는 것을 보니 허탈한 감정이 앞선다. 

 

5시간.

 

에이스가 로우가 책을 읽기까지 기다린 시간이다. 그동안 수백 번은 말을 걸어보았지만, 그중 태반은 무시당했다. 정확히는, 듣지 못한 듯했다. 로우는 가끔 한 곳에 집중하면 다른 것을 신경 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때론 시리즈가 있는 책을 펼치면 며칠 동안 잠도 안 자고 모든 책을 정독하기도 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다. 

 

에이스가 로우의 쪽빛 머리칼을 헝큰다. 평소였다면 한 소리 들었겠지만, 로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치채지 못하는 듯 보인다. 

 

"로우."

 

로우는 대답이 없었다. 답 대신 책의 페이지를 계속 넘길 뿐이었다. 에이스는 로우의 목에 팔을 두르며 그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

 

"이다음은 내 차례니까."

 

과연 귀에 대고 속삭이면 억지로라도 들을 수밖에 없는지, 로우가 몸을 흠칫, 떨었다. 호박색 눈동자와 검은색 눈동자가 섞인다. 망했다, 로우는 단번의 에이스의 의도를 읽어내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밤의 주도권은 에이스에게 넘어갈 것이다. 에이스는 로우의 당황스런 표정을 보곤 여유로워진 얼굴로 낫낫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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