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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현준범-키스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방 개인적인 캐해석, 맞춤법 이외의 퇴고 x 욕망 덩어리😋 더보기 좌악-! 편준범은 제 손에 들린 종이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찢고, 겹치고, 다시 찢고, 겹치고. 손가락을 올리기도 버거울 정도로 작아진 종이는 몇 겹이나 되는지, 너무 두꺼워 찢기조차 힘겨웠다. 그쯤 되면 분이 풀릴 법도 하지만, 편준범은 아니었다. 편준범은 결국 화를 못 참고 요리 부원들에게 식탁 대신 식판을 엎었을 때처럼 종이를 하늘에 흩뿌렸다. 새하얀 직사각형의 방 안에 갈기갈기 찢긴 종이가 흩뿌려졌다. "준범아, 여기 또 있는데." "으아아악-!!! 도대체 뭐야, 이것들은?? 올리비아가 얘기해준 괴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니, 이건 괴담 이상이야! 재앙 그 자체라고!!" "...너무하다." 방금 찢어버린 종이와 똑같은 내용..
펭귄로우 조각 갑자기 흐린 바다가 보고 싶어서 더보기 지우개로 몇 번이나 지운 듯 흐린 하늘은, 물에 흠뻑 젖었다 말린 종이처럼 보풀이 잔뜩 일어 있었다.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자, 그 위에 자욱하게 낀 안개가 파도처럼 몰려오는 것 같았다. 제가 서 있는 바위는 단단하지만 바다에 삼켜질 만큼 낮은 곳에 있어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바늘 하나 지나갈 만큼 작게 구멍이 뚫린 하늘에서 잘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다. 바람은 동화 속 이야기에 나오는 심술쟁이처럼 자꾸만 모자를 벗기고 싶어 안달이었다. 계속해서 귓가를 때리는 바람 탓에 귀가 조금 먹먹해졌지만 이 느낌조차 마음에 들어 손을 뻗어 피부를 소나기에 적셨다. 바람이 소매 사이로 몰아치고, 강한 바람에 부서지고 또 부서지는 바다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
산로우 조각 더보기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누군가 소리치는 소리. 귀를 두드리던 세상의 소리들이 나와 함께 파도에 삼켜진다. 먹먹한 파도소리가 바닷물과 함께 귀 안으로 밀려들어 온다. 강제로 목구멍 안으로 밀어 넣어진 짠 액체 사이로 삼켰던 숨결이 부상한다. 파도치듯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가 몸부림을 칠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느른히 뜬 실눈 사이로 익숙한 풍경이 보이며 어두운 심해를 향해, 몸이 쇳덩이를 단 것처럼 계속해서 가라앉는다. 차가운 바다의 온도가 온몸을 휘감아 이대로 눈을 감으라고 속삭인다. 눈을 감자, 옷자락이 무언가에 걸린 듯 잡아당겨진다.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손목부터 점점 위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감았던 눈을 뜬다. 어둡고 차가운 심해와는 달리, 파도에 부서진 햇살이 비추는 수면이 보인다. 불투..
흰해단 조각 내용X 더보기 보름달과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커다란 별들이 어둑한 하늘을 밝히고, 어둠에 물든 구름 사이사이로 차가운 빛이 스며들었으며, 그걸로도 모자라 촘촘히 쏟아져내리는 빛이 물결치는 바다에 새하얀 보석들을 콕콕 박는다. 서늘한 밤공기는 타오르는 듯 한 연회의 열기에 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나무로 된 잔에 담긴 술이 잔의 움직임에 따라 멋대로 달빛과 섞이다, 이내 반동을 주체 못 하고 허공에 튀어 오른다. 여러 개의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주변의 시끌벅적한 웃음소리에 녹아든다. """막내를 위하여!!!""" 해적들은 벌써 몇 번째인 줄도 모를 구호를 외친다. 술에 취해 잔뜩 상기된 얼굴을 한 채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건 해적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광경이었다. 탁 한참 달아오르기 시작할 때, ..
조로우 현대au 초등학생 조로와 중학생 로우 더보기 드넓은 여름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그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건 눈 부신 태양 뿐이었으며, 따갑도록 내리쬐는 태양에 아스팔트의 온도는 계속해서 상승했다. 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반팔 차림에 그것도 모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기보다 오히려 미지근했으며, 태양을 가려주는 구름 하나 없으니 로우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이런 날씨에 걸어서 심부름이라니, 당장 걸어서 5분 거리도 안 되는 편의점도 지금 나가라 하면 나갈 사람이 없을 텐데. 평소 쓰고 다니는 모자를 부채처럼 흔들며 로우는 생각했다. 하필이면 오늘 자전거 바퀴의 바람이 빠져버렸다. 이 날씨에 굳이 힘들게 펌프질 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걸어서 다녀오겠다 ..
루로우-주인공 더보기 책을 읽었다. 기적을 몰고 다니는 주인공이 세상을 구하는, 그런 뻔하디 뻔한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전형적인 클리셰의 범벅인 책은 신선하지도 않은 따분한 소설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결국 이야기의 마지막을 보게 된 것은 네가 이 책의 주인공과 닮아 있다 생각해서일까. 이 세상이 한 폭의 이야기라면, 너는 분명 이 이야기의 주인공일 것이다. 네가 일으킨 사건이 얇은 회색 종이 쪼가리에 담겨 바다에 곳곳에 흩뿌려지며 이름을 떨쳤을 때, 세상을 무대로 한 길고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야기라는 세상의 흐름이 있다면, 너는 분명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이었겠지. 비록 신문에 담긴 제멋대로일 뿐인 기사는 너라는 인물을 제대로 담아내질 못했다. 소설 속 문장보다도 못 하지만 소설보다도 신비로웠..
에이로우 조각 더보기 "로우~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중요한 부분이니 조금만 기다려라." "...그 얘기 3시간 전에도 했는데?" 에이스가 짜증스런 말을 내뱉으며 인상을 찌푸린다. 주근깨가 가득한 볼을 부풀리자 그에 따라 도톰한 입술이 삐죽 튀어나오고, 반듯한 턱엔 호두가 열린다. 제보다 키가 더 크지만, 덩치는 더 작은 로우를 끌어안으며 에이스가 어린아이처럼 징징댄다. 하지만 그에 로우는 눈썹 하나 까닥이지 않고 덤덤하게 종잇장을 넘길 뿐이었다. '분명 방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날이 밝았었는데.' 에이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로우의 어깨에 제 턱을 얹곤, 벌써 어둠이 내려앉은 창가를 바라보았다. 벌써 어둑어둑해지며 별이 하늘을 밝히고 있는 것을 보니 허탈한 감정이 앞선다. 5시간. 에이스가 로우가 책을 읽기..
코라로우-꿈 더보기 "로우!! 괜찮아?!" 로우는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온 몸을 적신 식은땀은 그로 하여금 불쾌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긴 로우가 머리맡에 놓여 있던 모자를 들어 꾹 눌러썼다. 그를 깨운 로시난테가 어색하게 웃으며 물 마실래? 라며 허둥지둥 짐 더미에서 물통을 꺼내 들었다. 진하게 칠한 화장 너머로도 보이는 당황함은 그를 향한 걱정 역시도 담고 있었다. 커다란 손이 축축한 등을 감싸 다정하게 쓸어내렸지만, 로우는 신경질적으로 로시난테의 손을 쳐냈다. "치워." "...미안." 나무가 타는 소리를 내며 붉게 피어오르는 장작불은 그들의 몸을 따뜻하게 덥혀주었지만, 로우의 눈에는 불타버린 병원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방..